헤어진 결심은 형사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자신과 내적으로 닮은 피의자를 만나게 되며 그녀에게 끌리지만 애써 부정하며 가까워질 듯 가까워질 수 없는 미묘한 관계인 둘의 이야기입니다.
영화관에서 처음 헤어질 결심을 보고서 저의 후기는 물음표였고, 바로 해석을 찾아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게 맞나? 이 의미로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다방면으로 해석이 가능한 부분도 있어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인물소개
장해준 (박해일) : 부산 서부 경찰서 강력 2팀, 최연소 경감. 가족은 배우자와 아들.
살인사건을 수사할 때마다 안약을 넣는 습관이 있음. 사건의 진실을 똑바로 보기 위한 것으로 예상됨. (기도수사건, 애널리스트사건, 송서래실종)
정안(이정현) : 해준의 아내
송서래 (탕웨이) : 독립운동과 계봉석의 외손녀, 간호사출신 간병인, 중국인이라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를 배움.
기도수 (유승목) : 서래의 첫 번째 남편
임호신 (박용우) : 서래의 두 번째 남편
요약 - 수사에 드리워진 안개
둘의 첫 만남은 서래 남편 기도수의 죽음으로 인해 형사와 피의자관계로 시작됩니다.
피의자인 서래를 감시하는 과정에서 점점 서래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해준은 서래에게 취조하며 고급초밥까지 시켜주고 양치할 때 치약을 짜주고 상처에 방수밴드를 붙여주는 등 다소 다정하게 챙겨줍니다.
불륜이지만 수사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면 아무렇지 않게 되고 이렇게 둘의 미묘한 관계는 지속됩니다.
서래는 불법으로 한국으로 들어온 중국인임에도 외조부덕에 한국국적을 갖게 되었고 엄마를 돌보기 위해 간호사 간병인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 서래가 피의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이였지만 해준은 눈앞에 흐린 안개를 낀 채 사건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기도수의 유서를 보고 태수는 자살로 마무리지으며 사건을 종결하게 됩니다.
해준은 서래에게 여자에 빠져서 사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자책합니다.
서래는 자신에게 빠졌다고 스스로 말하는 해준을 보며 미소 짓습니다.
이포에서 만나게 된 해준과 서래부부.
해준은 서래에게 왜 그런 남자와 결혼했냐며 묻습니다.
서래가 호신과 결혼한 이유는 사랑이 아닌 자신을 구원해 줄 사람을 찾은 것이라고 합니다.
다른 남자(해준)와 헤어질 결심을 하려고라고 말하죠. 서래는 해준에게 변하지 않은 자신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말했습니다.
그러고 다음날 서래의 남편 호신이 죽은 채 발견됩니다.
마찬가지로 서래를 의심하게 됩니다.
해준 : 이러려고 이포에 온 겁니까?
서래 :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처음 기도수사건 때는 서래에 대한 관심으로 의심 없이 믿고 시작해 나중에서야 의심하게 되는 실수,
이번 애널리스트인 호신의 살인사건에는 의심먼저하고 밀어내는 실수를 한 것이죠.
호신의 시체를 보고 용의자를 왼손잡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래는 오른손잡이였습니다.
범인을 서래라고 단정 짓고 사건을 보는 해준. 의심이라는 짙은 안개가 해준의 눈을 가려버립니다.
해준은 사철승의 자백까지 받은 이후에도 서래에게 사주를 받은 거 아니냐며 끊임없이 서래를 의심합니다.
서래는 해준을 안개가 없는 호미산에 오게 하고 절벽에서 고소공포증이 심한 자기를 대신해 해준에게 유해를 뿌리게 합니다. 서래는 해준과 같은 남자는 자신을 봐주지 않는다며 투정을 부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준은 자신은 경찰이고 서래는 피의자라며 선을 긋습니다.
서래는 이때 헤어질 결심을 합니다.
서래 "난 해준 씨의 미결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라고 말합니다.
서래는 사랑한다고 말하는 해준의 말들이 좋아서 녹음된 파일을 반복해 들었다고 하는데, 어디에도 사랑한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해준의 말들을 서래는 사랑으로 받아들인 것이죠. 호신이 그를 알아버리게 된 것입니다.
해준은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 말했냐고 묻고
서래는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라고 중국어라고 말합니다.
둘은 끝까지 어긋나며 서래는 영원히 헤어질 결심을 합니다.
서래는 바다로 들어가 양동이로 구덩이를 파고 밀물 속에 웅크린 채 잠겨버립니다.
서래는 죽음이 두렵기도 했지만 해준의 풀리지 않는 미제사건이 되어 영원히 해준의 머릿속에 남아있고 싶었을지도..
결말해석
해준의 배려에 서래는 사랑을 느낍니다.
그러던중에 해준과의 녹음된 통화내용을 통해 해준이 자신에게 사랑을 말한적이 없다는걸 깨닫습니다.
해준이 자신에게 마음이 없다는 깨달음을 얻은 서래는 “난 해준 씨의 미결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라고 말합니다.
결국 서래는 해준의 미제사건이 되기위해 밀물의 바다에 구덩이를 파고 잠겨버립니다.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게 말이죠.
결국 서래는 해준의 미결사건이 되어 그의 기억속에 남게됩니다.
연출의도
서래와 해준이 같은 종족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같은 차와 같은 휴대폰을 썼다고 합니다.
삼성 갤럭시를 쓸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아이폰을 썼다고 합니다.
"나는요. 완전 붕괴됐어요."의 대사가 주는 의미
해준; 꼿꼿하고 청렴한 형사로서의 자신이 붕괴되었음.
서래; 사랑하는 자체가 무너지고 붕괴된 원인으로 여기며 슬퍼함.
피의자 조사 시 해준이 서래에게 시켜준 음식이 고급 초밥에서 핫도그로 바뀌며 해준의 마음의 크기 또한 투명하게 보이게 연출합니다.
임호신 살인사건 때 입은 서래의 드레스색깔이 초록색도 푸른색도 아닌 그 사이의 청록색으로 보입니다.
초록색은 산을 상징하고 푸른색은 바다를 상징하며 두 가지가 섞인 모호한 색을 보이며 양면성을 보여주려고 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